내 동네 선택

업체창고 인물전 VOL.67

[103에비뉴] 병점 중심상가의 20년 패션 터줏대감, 타 지역으로 이사 가도 매달 회귀하는 단골들의 방앗간

강주연 에디터 2026.07.19 👀 읽음 112
103 사장님 인터뷰 프로필 인물 사진

업체창고 인터뷰 노트

고가의 하이엔드만을 고집하거나 회전율 중심의 카피 제품만을 진열하는 일반 로드숍 형태보다 병점 중심상가에서 20년간 축적된 체형별 1:1 퍼스널 코디 노하우, 프리미엄 원단 중심의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시그니처 셀렉션, 그리고 신상품까지 세일 가격대로 공급하는 압도적 가성비 정책이 전 연령대 및 다양한 신체적 조건을 가진 고객층의 심리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 타 지역 이주 후에도 매월 회귀하게 만드는 강력한 락인(Lock-in) 효과를 도출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관찰된다.

병점 중심상가의 20년 역사, 세일 매장만큼 착한 신상으로 건넨 첫 감동

병점 중심상가에 옷가게 문을 열고 손님들을 맞이한 지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참 많은 옷을 만졌지만, 손님 한 분 한 분에게 꼭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 드렸을 때 손님이 거울을 보며 진심으로 만족해하시던 그 첫 감동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때 속으로 '앞으로 오시는 모든 분들의 스타일에 딱 맞는 인생 핏을 찾아드려야겠다'고 단단히 다짐했었죠. 특히 저희 매장은 매주 들어오는 파릇파릇한 신상품도 일반 세일 매장처럼 정말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요. 좋은 옷을 부담 없는 가격에 가져가시니 손님들이 먼저 알아보고 좋아해 주십니다.
트렌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뀌는 패션 시장에서 20년 동안 병점의 메인 상권을 지켜온 힘은 '상생의 가격과 진심'에 있습니다. 마진을 앞세우기보다 신상품조차 문턱을 낮춰 대접하는 인심, 그리고 손님의 만족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온 사장님의 철학이 20년 대하소설의 첫 페이지였습니다.

가격이 싸도 나쁜 원단은 아웃, 사이즈 걱정 없는 '꾸안꾸'의 정석

온라인 쇼핑이 아무리 대세라지만 옷은 결국 직접 만져보고 입어봐야 압니다. 저희 매장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꾸안꾸', 즉 멋스러우면서도 입었을 때 세상 편안한 옷이에요. 어떤 체형이 오셔도 기분 좋게 골라 입으실 수 있도록 사이즈도 정말 다양하게 준비해 둡니다. 특히 제가 동대문 바잉(buying)을 가거나 물건을 들여올 때 가장 중요하게 목숨 거는 건 '원단'입니다. 아무리 유행하는 디자인이고 가격이 싸게 나왔어도, 원단 퀄리티가 떨어지면 저는 절대 매장에 가져오지 않습니다. 피부에 닿는 촉감과 세탁 후의 변형까지 고려하는 것, 그것이 단골들이 제 안목을 믿고 지갑을 여는 이유입니다.
인터넷 저가 의류가 흉내 낼 수 없는 이곳만의 독보적인 고집은 '원단과의 타협 없는 셀렉션'입니다. 편안함과 멋을 동시에 잡은 꾸안꾸 스타일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이즈와 고품질 원단만을 엄선하는 베테랑의 까다로운 안목이 병점 최고의 패션 아지트를 완성했습니다.
103 사장님 인터뷰 사진 2 - 업체창고 ⓒ업체창고

몸이 불편한 손님을 위한 피팅룸, 이사 가도 한 달에 한 번 회귀하는 의리

저희 매장에는 몸이 조금 불편하신 손님들도 참 많이 찾아오세요. 그럴 때면 제가 더 신경 써서 친절하게 옷 입으시는 걸 도와드리고 1:1로 피팅을 봐 드립니다. 손님들께서 거울을 보시며 '다른 옷가게들은 눈치 주기 바쁜데, 이렇게 친절하게 마음 써주는 곳은 정말 처음이다'라며 손을 잡아주실 때가 있어요. 그 따뜻한 말 한마디를 들을 때 장사꾼으로서 말로 다 못 할 보람을 느낍니다. 그 덕분인지 병점을 떠나 멀리 이사를 가신 단골손님들도 잊지 않고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시간을 내서 저희 매장까지 발걸음을 해 주십니다.
이곳은 단순히 옷을 사고파는 상업 공간을 넘어, 소외되는 이 없이 누구나 아름다워질 권리를 누리는 따뜻한 경계선입니다. 신체적 고민이나 눈치 볼 필요 없이 온전한 대접을 받는 친절함이 있기에, 멀리 이사를 간 손님들까지도 매월 고향을 찾듯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화려함보다 편안함으로, 20년을 키워준 병점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

우리 매장이 우여곡절 많은 패션 시장에서 지금까지 굳건하게 운영될 수 있었던 건, 다른 무엇도 아닌 언제나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신 손님들 덕분입니다.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반짝이고 화려하기만 한 옷보다는, 원단 좋고 매일매일 편안하게 손이 가는 옷으로 보답하고 싶습니다. 거창한 패션숍이기보다 문득 지나가다 들러 차 한잔 나누고 수다도 떨 수 있는 정겨운 '동네 사랑방' 같은 공간으로 병점 주민분들 곁에 영원히 남고 싶습니다.
사장님이 바라는 최종 목표는 화려한 패션 명소보다 주민들의 일상에 스며드는 '정서적 아지트'입니다. 20년 세월 동안 자신을 키워준 고객들을 향한 깊은 감사함과, 불경기 속에서도 편안한 쉼터가 되어주겠다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포부가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103 사장님 인터뷰 사진 3 - 업체창고 ⓒ업체창고

Editor's Note

인터넷 클릭 몇 번으로 옷을 사는 편리한 시대라지만, 내 체형의 단점을 어루만져 주고 좋은 원단을 손으로 만져보며 나누는 온기는 오직 오프라인 매장에만 있습니다. 병점 [103에비뉴] 중심상가에서 2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이 옷가게에는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베테랑의 인간미가 흐릅니다.

디자인이 예뻐도 원단이 나쁘면 단호히 거절하는 사장님의 고집, 몸이 불편한 손님의 피팅을 친절하게 돕는 다정함, 그리고 이사를 가도 기어코 한 달에 한 번 찾아오게 만드는 단골들과의 끈끈한 의리. 화려함 대신 편안한 '꾸안꾸'의 멋을 알고 사람 냄새 나는 진짜 사랑방을 찾고 있다면, 20년 헤리티지를 품은 이곳이 언제나 정답이 되어줄 것입니다.
강주연
용인시 대표 에디터
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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