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창고 인물전 VOL.07
전대리 쓰담, “아이들의 흰 옷이 더러워지지 않게, 떡볶이 국물을 비웁니다”
"아이들이 먹는 건데, 기름 속 찌꺼기를 그냥 둘 수는 없죠. 맑은 기름이어야 아이들의 입맛도 정직해집니다."
업체창고 인터뷰 노트
생활반경 내 교육기관 인근의 분식점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아동의 생애 주기에서 처음으로 타인과 음식을 나누는 ‘사회적 식사’가 발생하는 장소다. 포곡초 앞 ‘쓰담’의 사례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아이들의 활동 특성 — 옷에 음식을 흘리는 습관, 매운맛에 대한 민감도 — 을 관찰 가능한 데이터로 축적하고, 이를 조리 방식(저국물 조리, 대체 메뉴 설계)에 반영하는 운영자의 태도는 로컬 상권이 가질 수 있는 ‘돌봄의 권위’가 무엇인지를 드러낸다. 인터뷰 약속 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는데, 사장님은 이미 튀김기 앞에서 땀을 훔치며 기름을 거르고 계셨다. 그 뒷모습에서 이 집 튀김의 '결'이 보였다.
찌꺼기 한 점도 남기지 않는 ‘정제의 집착’
아이들이 먹는 건데, 기름 속 찌꺼기를 그냥 둘 수는 없죠. 맑은 기름이어야 아이들의 입맛도 정직해집니다.
쓰담의 튀김기 앞에는 타협 없는 원칙이 있습니다. 튀김의 맛은 원재료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집요하게 기름을 정제하느냐가 그 맛을 결정한다는 것이 사장님의 생각입니다.매일 반복되는 이 고된 작업은 위생을 넘어, 아이들에게 가장 투명한 맛을 건네기 위한 결벽에 가까운 루틴입니다.
빨간 옷 대신 ‘흰 옷’을 지키는 떡볶이의 과학
Q. 쓰담의 떡볶이는 국물이 적은 편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아이들은 국물이 많으면 꼭 옷에 흘려요. 깨끗하게 입고 온 흰 옷이 빨간 국물로 물드는 게 늘 마음에 걸렸죠. 그래서 저희는 국물을 최대한 줄여서 조리합니다. 아이들이 걱정 없이 먹게 하려는 거예요. 매운 걸 못 먹는 저학년 아이들을 위해 '짜장 떡볶이'를 따로 준비한 것도 같은 이유고요.
이 선택은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 패턴을 고려한 조리 설계입니다. 사장님 말을 듣다 보니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쓰담이 유독 신뢰받는 이유가 단번에 읽혔습니다. 전대리 아이들만 아는 암호, ‘슬떡’과 ‘슬팝’
Q. 포곡초 아이들이 이곳에 오면 가장 먼저 외치는 메뉴는 무엇인가요?
우리 집만의 조합이 있어요. 슬러시와 떡볶이가 만난 ‘슬떡’, 슬러시와 치킨 팝콘이 만난 ‘슬팝’이죠. 차갑고 달콤한 것과 따뜻하고 짭짤한 것의 조화랄까요? 아이들한테는 피카츄 돈가스만큼이나 큰 행복이죠.
이 암호 같은 메뉴명은, 쓰담이 아이들의 일상 안에 얼마나 깊이 들어와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인터뷰 중에도 아이 둘이 들이닥치며 이모! 슬떡이요!
하고 외치는 광경은 전대리의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떡볶이 한 그릇에 담긴 ‘행복의 기억’
Q. 아이들에게 ‘쓰담’이 어떤 장소로 남길 바라시나요?
학원 가기 전에 급하게 배를 채우는 아이들, 친구랑 속상한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한테 여기가 작은 안식처였으면 해요. 나중에 어른이 돼서도 ‘그때 그 떡볶이, 참 맛있고 좋았지’ 이렇게 떠올릴 수 있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매일 판을 닦고 있어요.
말을 마친 사장님의 손에는 훈장 같은 기름때가 묻어 있었습니다. 그 손으로 건네는 떡볶이가 맛없을 리 없습니다. Editor's Note
전대리 ‘쓰담’은 분식집을 넘어, 아이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보호하는 로컬 가디언(Local Guardian)의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피카츄 돈가스를 들고 웃는 아이들의 뒤편에는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는 맑은 기름과,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어른의 배려가 있다. 이 기록은 포곡초 학부모에게는 안심의 근거가 되고, 아이들에게는 언젠가 다시 떠올릴 ‘기억의 맛’으로 남을 것이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피카츄 돈가스 하나를 포장해 왔는데, 사장님의 진심 때문인지 집에 가는 길 잠깐 사이 나도 모르게 어느새 다 먹어버렸다. 어른에게도 이 맛은 여전히 행복한 기억이다.
옷이 더러워질까 봐 국물을 줄인다
는 사장님의 말은 고객(아이들)의 행동을 조리 공정에 반영한 고도의 사용자 경험(UX) 설계다.피카츄 돈가스를 들고 웃는 아이들의 뒤편에는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는 맑은 기름과, 보이지 않게 작동하는 어른의 배려가 있다. 이 기록은 포곡초 학부모에게는 안심의 근거가 되고, 아이들에게는 언젠가 다시 떠올릴 ‘기억의 맛’으로 남을 것이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피카츄 돈가스 하나를 포장해 왔는데, 사장님의 진심 때문인지 집에 가는 길 잠깐 사이 나도 모르게 어느새 다 먹어버렸다. 어른에게도 이 맛은 여전히 행복한 기억이다.
강주연
용인시 대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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