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네 선택

업체창고 인물전 VOL.16

진안동 행복한 짜장면집 - 화력보다 뜨거운 성실함으로 지켜내는 병점 진안동의 '착한 한 그릇'

강주연 에디터 2026.02.15 👀 읽음 165
행복한짜장면집 사장님 인터뷰 프로필 인물 사진
"가격 마지노선은 따로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물가가 오르는 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고, 장사를 하려면 그 흐름은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죠."
업체창고 인터뷰 노트
화성시 진안동과 같은 주거 밀집 지역의 이면 도로 상권에서는 화려한 조리 기술이나 마케팅보다, 운영자의 절대적인 노동 시간을 투입해 구현한 '압도적 가격 대비 성능'이 경제적 위축기에 주민들의 일상적 방문을 유도하고 지역 내 심리적 문턱을 낮추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관찰된다.

‘행복’이라는 이름의 가격표

가격 마지노선은 따로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물가가 오르는 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고, 장사를 하려면 그 흐름은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죠.
가게 이름처럼 손님들이 가격표를 보고 행복을 느끼길 바라지만, 사장님은 이를 낭만적으로만 포장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인 물가 상승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조금 더 움직여 손님들의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담백한 고집이 가격표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가격은 낮추고 화력은 높이고

그날 준비한 재료는 무조건 당일 소진하는 게 원칙입니다. 재료 준비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쉴 틈이 없어요. 처음엔 브레이크 타임 없이 해보려 했는데 도저히 몸이 안 따라주더라고요. 지금은 그 시간에 미숫가루나 김밥 한 줄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남은 시간 내내 또 재료 손질을 합니다.
저렴한 가격 뒤에는 사장님의 쉼 없는 손길이 숨어 있습니다. 깊은 맛의 비결은 특별한 비법이 아니라 '신선한 재료'와 '고된 준비 과정'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결과입니다.

빈 그릇에 담긴 단골들의 서사

솔직히 말하면 너무 힘들어서 장사하길 잘했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아침 8시부터 준비해서 11시에 오픈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데 보통 오후 5시쯤이죠. 하지만 가게 문을 닫는다고 끝이 아니에요. 다음 날 재료를 밤 11시, 12시까지 준비해야 비로소 하루가 끝납니다.
'빈 그릇을 보며 보람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사장님은 지독할 정도로 솔직한 답변을 내놓습니다. 매일 15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고된 노동의 무게는 감동이라는 단어로 다 담을 수 없는 생존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춘장보다 진한 ‘동네의 온기’

5년 전 안양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 저희 부부도 참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 가게를 열 때 다짐했죠. '사람들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자'고요. 우리 마을 주민들이 배고플 때 아무 때나 와서 걱정 없이 한 그릇 비울 수 있는 곳, 그렇게 기억된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안양의 재개발로 인해 이곳 진안동으로 터를 옮겼지만, 사장님 부부의 초심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의 힘듦을 기꺼이 감수하며 주민들의 든든한 끼니를 지켜내는 것, 그것이 행복한 짜장면집이 진안동 골목을 밝히는 방식입니다.
행복한짜장면집 사장님 인터뷰 사진 2 - 업체창고 ⓒ업체창고

Editor's Note

진안동 ‘행복한 짜장면집’에서 마주한 것은 '정직한 노동의 민낯'이었습니다.

장사하길 잘했다 생각한 적 없다
는 사장님의 고백은 역설적으로 그 한 그릇이 얼마나 치열한 성실함으로 빚어지는지를 증명합니다. 화려한 보람보다 내일 쓸 양파를 손질하는 밤 11시의 고요함이 이 가게의 진짜 동력이었습니다.

부부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결심했던 '누구나 부담 없는 한 그릇'에 대한 약속. 그 약속이 지켜지는 한, 진안동의 퇴근길은 조금 더 따뜻하고 든든할 것입니다.
강주연
용인시 대표 에디터
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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