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네 선택

업체창고 인물전 VOL.41

“손님 한 분이 화내고 나간 날, 기준이 바뀌었습니다” — 둔전리 [시우네 안경가게]

강주연 에디터 2026.04.15 👀 읽음 181
시우네안경가게 사장님 인터뷰 프로필 인물 사진
"시우는 제 딸 이름이에요. 가게 열던 날이 딱 백일이었죠. 맡길 데가 없어서 진짜로 아기를 안고 일했습니다. 손님 응대하다가 아이가 울면 뒤에 가서 달래고 다시 나오고… 그때는 솔직히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하루에 손님이 2~3명 오면 다행이던 시절, 그 대신 한 명에게 시간을 아주 길게 썼습니다. 그때 배운 게 지금까지 갑니다. 빨리 맞추는 것보다, 한 번 맞추고 안 불편한 게 더 중요하다는 거요."
업체창고 인터뷰 노트
늦은 시간 아기를 맡길 곳이 없어, 백일 된 딸 시우를 곁에 두고 문을 열었던 작은 안경원이 이제는 17년 내공의 둔전리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용인시 안경사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복지관 봉사까지 챙기는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틀어진 안경테를 바로잡아드릴 때 어르신들이 짓는 미소에서 가장 큰 자부심을 느낀다는 사장님. '전국 1등은 아니어도 둔전 1등은 시우네'라고 말하는 사장님의 안경 너머엔 언제나 사람이 있습니다.

백일 된 딸을 안고, 손님을 받았습니다

시우는 제 딸 이름이에요. 가게 열던 날이 딱 백일이었죠. 맡길 데가 없어서 진짜로 아기를 안고 일했습니다. 손님 응대하다가 아이가 울면 뒤에 가서 달래고 다시 나오고… 그때는 솔직히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하루에 손님이 2~3명 오면 다행이던 시절, 그 대신 한 명에게 시간을 아주 길게 썼습니다. 그때 배운 게 지금까지 갑니다. 빨리 맞추는 것보다, 한 번 맞추고 안 불편한 게 더 중요하다는 거요.
가장 절박했던 순간이 가장 정직한 기술자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를 안고 버틴 그 고단한 시간이, 효율보다는 '완성도'를 우선순위에 두는 시우네 안경가게만의 독보적인 문법을 완성했습니다.
시우네안경가게 사장님 인터뷰 사진 2 - 업체창고 ⓒ업체창고

수치는 완벽한데, 왜 손님은 화가 났을까?

초반에 검사 수치를 기계적으로 딱 맞춰 드린 적이 있어요. 제 눈에는 완벽했죠. 그런데 손님이 다시 오셔서 어지럽다고 화를 내시더라고요. 결국 환불해 드리고 크게 혼났습니다. 그날 깨달았어요. 안경은 숫자 맞추는 일이 아니라는 걸요. 지금은 일부러 물어봅니다. ‘선명한 게 좋은지, 오래 써도 편한 게 좋은지.’ 기계의 정답과 사람의 정답은 다르거든요.
실패는 기준을 바꿉니다. 기계 데이터(Data)가 놓친 인간의 감각(Sense)을 포착하기 시작한 순간, 사장님은 '안경 파는 사람'에서 '시야를 설계하는 사람'으로 진화했습니다.
시우네안경가게 사장님 인터뷰 사진 3 - 업체창고 ⓒ업체창고

안경은 반쪽짜리 정보로 만들면 안 됩니다

컴퓨터 오래 보는 분과 운전 많이 하는 분의 필요한 시야는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요즘은 검사보다 대화가 더 길어요. 스크린 사용 시간, 운전 여부, 눈이 피로한 시간대까지… 이거 안 물어보면 안경은 반쪽짜리입니다. 피팅도 마찬가지예요. 귀 눌리는 거, 콧등 아픈 거 참으실 필요 없어요. 시간이 걸릴 뿐이지, 다 맞출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장님에게 안경은 '사용자의 삶'을 투영하는 렌즈입니다. 0.1mm의 유격도 허용하지 않는 집요함은, 기술적 오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고통을 줄이려는 다정함에서 나옵니다.
시우네안경가게 사장님 인터뷰 사진 4 - 업체창고 ⓒ업체창고

“단골은 매출에서 나오지 않고, 만족에서 나옵니다”

비싼 걸 권하면 매출은 좋죠. 하지만 그분이 나중에 ‘괜히 했다’ 싶으면 다신 안 옵니다. 제 기준은 하나예요. ‘이 사람이 6개월 뒤에도 만족할까?’ 학생에게 무조건 고가 렌즈를 권하지 않고, 야외 활동이 많은 분에겐 그에 맞는 기능을 권합니다. 솔직히 크게 벌 생각은 없어요. 대신 여기서 맞춘 건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합니다.
사장님의 비즈니스 모델은 '신뢰의 복리'입니다. 당장의 이익을 포기하는 대신, 10년째 찾아오는 학생과 대를 이어 찾아오는 가족이라는 거대한 '신뢰 자산'을 얻었습니다.
시우네안경가게 사장님 인터뷰 사진 5 - 업체창고 ⓒ업체창고

“틀리면 안 된다는 집요함이 시우네의 자부심입니다”

복지관 봉사를 가면 안경이 틀어진 채로 몇 년을 참고 사신 분들이 많아요. 테만 바로잡아 드려도 ‘이제 좀 살 것 같다’고 하세요. 안경은 사치가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 동네에서는 그냥 ‘거기 가면 대충은 안 한다’는 소리만 들어도 충분합니다. 전국 1등은 모르겠고, 둔전리에서 만큼은 절대로 틀리고 싶지 않습니다.
시우네안경가게 사장님 인터뷰 사진 6 - 업체창고 ⓒ업체창고
시우네안경가게 사장님 인터뷰 사진 7 - 업체창고 ⓒ업체창고

Editor's Note

둔전리 [시우네 안경가게]의 강점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최신 장비가 아닙니다. 화내고 나간 손님이 남긴 교훈을 17년 동안 곱씹으며 완성한 '틀리지 않겠다는 집요함'입니다.

안경이 어딘가 불편한데 이유를 모르겠다면, 그건 당신의 눈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삶을 제대로 묻지 않은 방식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시우네 사장님이 건네는 '대화' 속에 당신의 선명한 내일이 담겨 있습니다.
강주연
용인시 대표 에디터
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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