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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창고 인물전 VOL.43

용인 중앙시장 "용천상회"의 안목

강주연 에디터 2026.05.15 👀 읽음 52
용천상회 사장님 인터뷰 프로필 인물 사진
"인터넷으로 사면 신선도를 어떻게 확인해요? 화면으로는 쩐내를 못 맡잖아. 우리는 제일 좋은 것만 갖다 놓으니 손님이 직접 코로 맡고 눈으로 보고 박스째 들고 나가는 거예요."
업체창고 인터뷰 노트
용인 중앙시장 내 건어물·도매 전문 [용천상회], "화면은 냄새를 못 맡는다.". 30년 넘게 멸치 떼깔 하나로 전국 산지를 쥐락펴락해온 사장님의 '선별 데이터'가 이 집의 자산입니다.

온라인 최저가가 죽었다 깨나도 못 잡는 '코끝의 데이터'

인터넷으로 사면 신선도를 어떻게 확인해요? 화면으로는 쩐내를 못 맡잖아. 우리는 제일 좋은 것만 갖다 놓으니 손님이 직접 코로 맡고 눈으로 보고 박스째 들고 나가는 거예요.
클릭 한 번에 배송되는 시대지만, 장사꾼들은 압니다. 건어물은 '급'이 다르면 맛이 아니라 '때깔'부터 다르다는 것을. 사장님은 산지에서 올라오는 수천 개의 샘플 중 '가장 좋은 놈'만 거르는 필터 그 자체입니다.
용천상회 사장님 인터뷰 사진 2 - 업체창고 ⓒ업체창고

"때깔이 투명해야 진짜입니다" — 30년 내공의 감별법

30년 넘게 보니까 그냥 보면 알아요. 멸치는 배 부분이 노란 게 아니라 은빛이 돌면서 투명해야 해. 그게 국물을 내보면 알거든. 요리했을 때 맛이 터져 나오는 게 진짜 물건이지.
사장님에게 좋은 물건은 '이론'이 아니라 '경험'입니다. 멸치 한 마리를 집어도 그 속에 비린내가 있는지, 국물이 진하게 우러날지 투명도를 보고 맞춥니다. 30년 동안 매일 아침 국물을 우려내 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무서운 직관입니다.
용천상회 사장님 인터뷰 사진 3 - 업체창고 ⓒ업체창고

잘 나가는 집 사장님들이 몰래 집어가는 '효자 품목'

멸치랑 오징어채가 단연 일등이죠. 우리 집은 양이 조금 적어 보여도 물건 하나는 끝내주거든. 장사 잘되는 집 사장님들이 여기 와서 물건 떼가는 이유는 딱 하나예요. 그분들도 손님한테 신뢰를 팔아야 하니까.
둔전리부터 처인구 골목골목 안주 맛집 사장님들이 이 집을 찾는 건 '신뢰의 외주화'입니다. 내가 직접 고를 시간 없으니 용천상회 사장님의 안목을 빌려가는 거죠. 사장님이 집어주는 멸치 한 박스가 곧 그 집의 맛을 보장하는 보증수표가 됩니다.
용천상회 사장님 인터뷰 사진 4 - 업체창고 ⓒ업체창고

"재고는 미련 없이 버립니다" — 용천상회의 서늘한 관리법

우리는 재고가 거의 없어요. 혹시라도 물건이 좀 갔다 싶으면 과감하게 버려요. 아침에 냉장고에서 딱 꺼내서 그날그날 최고 품질만 보여주는 거, 그거 못 지키면 장사 접어야지.
건어물의 최대 적은 '쩐내'입니다. 용천상회 물건이 한결같이 깔끔한 비결은 대단한 설비가 아니라 '버리는 배짱'에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맛이 변한 재고는 손실로 안고 가더라도 손님 손엔 안 들려 보냅니다. 회전율이 빠르니 물건은 항상 신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Editor's Note

눈은 속여도 혀와 코는 못 속인다
시장 사람들은 대통령의 말보다 옆집 사장님의 '물건 보는 눈'을 더 믿습니다. 용천상회 사장님은 30년 동안 그 믿음을 현금으로 바꿔온 분입니다.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싸도, 굳이 시장 골목을 헤집고 들어와 박스를 짊어지는 사람들의 마음속엔 '이 집 물건은 요리해보면 안다'는 확신이 박혀 있습니다. 재고를 과감히 버리는 결단력과 좋은 멸치를 알아보는 투명한 안목. 용천상회가 용인 중앙시장의 '보이지 않는 주방'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강주연
용인시 대표 에디터
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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